촉매

촉매작용에 대한 다양한 시각

UNISTory_07 2025. 8. 17. 01:42

이번 포스팅에서는 '기하학적', '전자론적', '화학적'의 세 가지의 촉매작용을 이해하는 시각을 알아볼 것이다.            

 

  • 기하학적 시각

반응물이 촉매에 흡착하면서 촉매반응이 시작되기 대문에 촉매작용은 촉매의 표면과 관련이 깊다. 촉매 표면의 원자는 내부에 있는 원자와 배열방법, 화학적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표면의 원자에서 촉매작용이 나타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예를 들어 면심입방구조(FCC) 상태의 금속 촉매에서 내부 원자는 배위수가 12이지만, 표면의 면에 있는 원자의 배위수는 9이고 꼭짓점에 있는 원자의 배위수는 4로 내부 원자에 비해 매우 적다. 이때 배위수가 적은 원자일수록 불안정하여 다른 원자나 분자에 결합하여 배위수가 많은 안정한 상태가 되려고 한다. 이처럼 고체 표면에 있는 원자의 기하학적 상태가 반응물을 활성화하는 촉매작용의 원인이 된다. 

면심입방구조(FCC)

 

금속원자가 정육면체 모양으로 배열된 구조를 생각해 보자. 이때 한변을 이루는 원자의 개수가 증가할수록 원자에 전체 원자 개수에 대한 표면에 노출된 원자의 비율은 감소한다. 즉, 촉매활성점이 될 수 있는 원자 개수가 줄어든다. 예를 들어 한 변을 이루는 원자개수가 세 개, 네 개, 다섯 개로 많아지면 표면 노출된 원자의 비율은 96.3%, 87.5%, 78.4%로 줄어든다. 

기하론적 시각에서 가장 강한 촉매활성을 지닌 꼭짓점 원자 개수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한 변의 구성 원자가 두 개인 입방체가 27개 존재하면 전체 원자 개수는 216개이고, 모두 꼭짓점에 놓여 있다. 이와 달리 한 변의 구성 원자가 여섯 개인 입방체가 1개 존재하묜 전체 원자 개수는 역시 216개이지만, 꼭짓점에 놓인 원자는 8개이다.  전체 원자 개수가 같은 상황에서, 꼭짓점에 의한 촉매 활성이 무려 27배나 차이 나는 것이다. 따라서 같은 원자라는 조건하에 전체 촉매의 크기에 따라 표면 원자 비율이 달라지고 촉매활성이 달라진다. 

 

아래 그래프는 정팔면체 결정에서 상대지름(한 변을 이루는 원자 개수)에 따른 원자가 꼭짓점, 모서리, 면에 있을 확률을 나타낸 것이다. 위에서는 '꼭짓점'에 위치한 원자에만 집중하여 설명하였지만, 아래그래프를 통해 촉매반응에서 꼭짓점, 모서리, 면에 있는 원자에 의한 촉매활성 정도의 변화를 유추할 수 있다. 

꼭짓점(×), 모서리(º), 면(△)

 

금속 알갱이의 크기뿐만 아니라 노출된 결정면의 종류와 촉매작용을 연관지을 수도 있다. 절단각이 0º라면 표면 원자는 모두 평면에 있지만 절단각이 증가할수록 모서리, 꼭짓점에 있는 원자 비율이 더 크게 높아진다. 이와 같이 금속 결정 표면의 절단각의 변화가 촉매활성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 전자론적 시각

촉매 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화학결합이 이어지고 끊어져야 한다. 화학결합은 두 원자가 전자를 공유하며 형성되기 때문에, 화학반응의 속도는 전자가 이동하는 속도와 관련이 있다. 따라서 화학반을 전자론적(electronic) 시각에서 보면 촉매로 인해 반응물 사이에서 전자의 이동이 빨라지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을 촉매작용이라고 설명한다.

설명을 위해 일산화탄소의 산화반응을 예시로 들어보자. 앞서 설명한 전자론적 시각에서 다음 반응이 빠르게 일어나려면, 촉매가 산소 분자에게 빠르게 전자를 주고 촉매는 이산화탄소 음이온으로부터 빠르게 전자를 받아야 한다. 

일산화탄소의 산화반응 단계별 반응식(_* 는 흡착점을 의미)
전체 반응식

반도체에 소량의 이물질을 첨가하여 전기전도도가 크게 향상되는 효과를 도핑(doping)이라고 한다. 전자의 이동속도는 전기전도도에 비례하므로 촉매활성을 변화시키는데에 도핑이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산화니켈 촉매하에 일산화탄소 산화반응에서 산화크롬을 소량만 첨가해도 전기전도도가 크게 낮아진다. 몰비로 1%만 첨가해도 전자의 이동에 관여하는 전자나 정공의 밀도가 크게 변해, 전기전도도가 10^4 배 정도로 크게 달라진다. 반대로 산화리튬을 첨가하면 전기전도도가 크게 높아진다. 

왜 도핑 물질에 따라 전기전도도가 바뀔까? 먼저 산화니켈은 p-형 반도체이다. 즉, 정공이 전하 캐리어이다. 이때 산화크롬을 도핑하면 크롬 이온은 3가 양이온, 니켈 이온은 2가 양이온이므로 크롬 이온이 니켈 이온 자리와 치환하면서 전하 중성을 위해 정공이 소멸된다. 따라서 전기전도도가 감소한다. 반대로 산화리튬을 도핑하면 리튬이온은 1가 양이온이므로 정공이 추가 생성되어 전기전도도가 증가한다.  

 

전자의 에너지 준위또한 전자론적 시각에서 촉매 활성에 중요한 요소이다. 일산화탄소의 산화반응에서 상온상압 조건하에 산소 분자는 일산화탄소 분자와 반응하지 않는다. 그러나 산소분자는 n-형 반도체 촉매로부터 전자를 받아 원자 원자 음이온이 되면서 표면에 흡착한다. 산소 원자 음이온은 일산화탄소와 쉽게 반응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음이온이 되어 표면에 흡착한다. 마지막으로 촉매가 이산화탄소 음이온으로부터 전자를 받고 이산화탄소가 탈착 되며 반응이 완결된다. 다음 과정을 통해 촉매와 물질 사이 전자를 빠르게 주고받는 것이 촉매활성에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촉매가 반응물에 전자를 제공할때 촉매의 전자 에너지 준위가 반응물의 비어있는 궤도함수의 에너지 준위보다 높아야 쉽게 제공될 수 있다. 중간체에서 촉매로 전자를 제공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이때 에너지 차이가 클수록 전자의 이동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 촉매가 전자를 주는 단계만 고려하면 촉매 전자 에너지 준위가 높을수록 유리하지만, 역으로 받는 단계까지 고려하면 중간체 전자의 에너지 준위보다는 낮아야 하므로, 반응물의 비어있는 궤도 에너지 준위와 중간체 전자 에너지 준위 사이의 적절한 에너지 준위를 택해야 촉매의 기능이 극대화된다. 

 

마지막으로 전자론적 시각에서 촉매 표면 구조나 상태는 촉매활성과 무관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표면에 있는 원자는 내부 원자들 보다 배위수가 적으므로 표면 원자의 전자는 퍼텐셜에너지가 더 높고, 이 차이가 전자의 이동에 영향을 준다. 그리고 대부분의 금속에서 자유전자는 배위수가 많아 퍼텐셜이 낮은 내부에 많이 분포되어 있으므로 표면은 양전하를 띤다. 이러한 효과는 전이금속에서 크게 나타나며, 음전하를 띠는 반응물의 흡착에 유리하다. 이와 같이 전자론적 시각에서도 금속의 종류, 꼭짓점, 모서리, 평면 등 기하학적 구조에 따라 달라지는 전자밀도가 촉매의 활성 결정에 중요하다.

 

 

  • 화학적 시각

화학적 시각에서는 촉매작용을 흡착이나 전자의 이동 등 어느 특정한 단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기보다는, 반응물이 활성점에 접근하여 상호작용하면서 중간체가 생성되어 촉매에 흡착하고 이들이 탈착하여 생성물이 생성되는 전체 반응경로로 설명한다. 즉, 촉매작용은 반응물의 흡착, 흡착한 반응물이 생성물로 전환되는 표면반응, 생성물의 탈착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반응경로를 만드는 기능이다. 이때 각 단계의 활성화에너지가 촉매를 사용하지 않은 활성화에너지보다 적어야 한다. 

아래 그림은 상황별로 촉매반응에서 반응물과 생성물의 안정화 정도에 따른 활성화에너지의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이때 흡착단계 활성화에너지가 적고 반응물의 흡착 상태가 안정하면(상황(가)), 반응물이 빨리 흡착하고 흡착한 반응물의 표면 농도가 높다. 그러나 흡착한 반응물이 지나치게 안정하므로 표면반응을 위한 활성화에너지가 커진다. 상황 (나)에서도 생성물의 흡착 상태가 너무 안정하면 생성물의 표면 농도는 높아지지만, 생성물의 탈착 활성화에너지가 너무 커서 탈착이 느려져 결과적으로 전체 촉매반응이 느려진다. 만약 반응물과 생성물의 흡착 상태가 불안정하면 다음 단계의 전환은 빠르지만, 흡착한 반응물과 생성물의 표면 농도가 낮아져서 전체 촉매 반응이 느려진다. 

결과적으로 화학적 시각에서 반응물과 생성물의 활성화에너지와 안정화에너지 모두 지나치게 크지 않아야 촉매반응이 적절히 일어날 수 있다. 

촉매반응에서 반응물과 생성물의 안정화 정도에 따른 활성화에너지의 변화(출처: 서곤·김건중, 『촉매: 기본개념, 구조, 기능 』, 교문사.)

 

위 개념에 대한 실제 예시로 formic acid의 분해 반응이 있다. 아래 그래프는 여러가지 전이금속 촉매를 사용했을 때 개미산 metal formate의 생성열과 촉매활성을 나타낸 그래프이다. 생성열이 많으면 중간체인 metal formate의 생성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생성열이 지나치게 많으면 중간체는 많이 생성되지만, 다음 단계로의 활성화 에너지가 너무 높아져 전체 촉매반응이 느려진다. 또 생성열이 너무 낮으면 metal formate가 매우 적게 생성되어 전체 촉매 반응이 느려진다. 따라서 생성열이 중간정도인 백금, 이리듐, 팔라듐의 촉매활성이 높다. 

이와 같이 화학적 시각에서 촉매작용을 바라볼때에는 전체적 반응경로에서 촉매작용을 바라봐야 한다. 

전이 금속 촉매에서 formic acid 분해반응
여러 전이금속의 촉매활성과 metal formate의 생성열 사이 관계

 

출처

1. Sommer, F. (1969). Dependence of Refractive Indices of MgO on the Radiation Intensity. Solid-State Electronics, 12(2), 187-191.

2. 서곤·김건중, 『촉매: 기본개념, 구조, 기능, 교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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